2013/11/17 02:18

11월 넷째주 개봉 기대작 개봉 기대작 순위



1. 올드보이

감독: 박찬욱
출연: 최민식, 유지태
재개봉: 2013. 11. 21.

영화 '올드보이'가 개봉 10주년을 맞이하여 재개봉합니다. 놓칠 수 없는 기회이지요.





2. 결혼전야

감독: 홍지영
출연: 김강우, 김효진, 이연희, 옥택연, 마동석, 구잘 투르수노바, 이희준, 고준희, 주지훈
개봉: 2013. 11. 21.

옴니버스 영화가 워낙 잘 만들기 힘든 터라 영화의 작품성이 크게 기대되지는 않지만, 매력있는 배우들의 앙상블이 보고 싶네요.





3. 필스

원제: Filth
국가: 영국
감독: 존 S. 베어드(Jon S. Baird)
출연: 제임스 맥어보이(James McAvoy), 제이미 벨(Jamie Bell), 이모겐 푸츠(Imogen Poots)
개봉: 2013. 11. 21.

해외 평이 괜찮은 코미디/범죄물입니다. 제임스 맥어보이의 변신이 기대됩니다.

2013/11/16 03:01

지구를 지켜라(2003) - 감상 영화 감상

감독: 장준환
출연: 신하균, 백윤식, 황정민, 이재용
개봉: 2003. 4. 4.




천재 감독이라고 불리는 장준환의 역사적인 데뷔작 '지구를 지켜라'를 이제서야 보게 되었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소름이 돋았습니다. 영화가 끝나기 직전까지도 전혀 결말을 예측할 수 없는 전개, 좀 익숙해지려고 하면 뒤통수를 맞게 되는 예측불허 스토리는 상상 그 이상입니다. 게다가 이 영화는 외계인을 소재로 한 괴상한 SF/스릴러물로 시작했다가 사회문제에 대한 의식까지 엿보이는 드라마로 이어지면서 주인공 병구(신하균 분)에 대한 동정과 공감을 자아내고, 스토리의 개연성을 획득합니다. 웬만한 공포나 스릴러 뺨치는 연출과, 병구의 집을 거의 벗어나지 않는 협소한 장소에서 보여주는 괴기한 미장센까지 감독의 개성이 확실하게 드러납니다. 특히나 수많은 마네킹들의 배치가 자아내는 분위기가 인상적이더군요.

추 형사(이재용 분)가 등장하는 부분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장면이 병구와 강만수(백윤식 분) 사이의 대결 구도인데, 좁은 장소에서 2명의 대결이 반복됨에도 불구하고 지루하지가 않습니다. (다만 공장에서의 마지막 결투는 액션이 늘어지는 느낌이 있습니다.) 병구는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강만수를 괴롭히고, 그 고문의 방식이 너무 괴기하다 못해 창의적이어서 보는 이로 하여금 혀를 내두르게 합니다. 참고로 영화의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잔인하지만 아주 노골적인 장면들은 카메라가 비추지 않는데, 그래도 비위가 상할 법한 장면들이 꽤 많습니다.

주연, 조연을 막론하고 배우들의 연기가 참 좋습니다. 특히 신하균은 정말 신들린 듯한 연기를 보여줍니다. 10년 전 영화임을 고려하더라도 말도 안 되게 조잡한 CG가 많이 사용되었는데, 영화의 완성도를 떨어뜨린다기보다는 오히려 영화의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느낌입니다. 병구의 외계인에 대한 가설은 (그 사실 여부를 떠나서) 듣기 무척 허무맹랑한 이야기이고, 관객은 기본적으로 병구가 미쳐서 헛소리를 한다는 전제 하에 (외계인이 정말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떨치지는 못하지만) 이 영화를 관람하게 되니까요.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를 보고 나서 '지구를 지켜라'를 꼭 보고 싶다고 생각하다가 이제야 보게 되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지구를 지켜라'가 훨씬 좋군요. 영화라는 매체를 훌륭하게 활용하는 감독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작품을 곧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2013/11/15 19:29

잉투기(2013) - 간단평 (스포일러 無) 개봉 영화 간단평

감독: 엄태화
출연: 엄태구, 류혜영, 권율
개봉: 2013. 11. 14.




신인감독 엄태화의 독립영화 '잉투기'를 보고 왔습니다. 극중에서 '잉투기'의 '잉'은 잉여의 '잉'이 아닌 'ING'라고 구구절절하게 설명하지만, 누가 봐도 '잉여'를 염두에 둔 제목입니다. '잉투기'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 잉여들의 슬프고 심각한, 그래서 더 웃긴 자화상입니다.

'잉투기'의 신선함은 올해 본 영화 중 최고라고 해도 무리가 아닐 것 같습니다. 물론 젊은 감독의 데뷔작인 만큼 단점도 많습니다. 캐릭터 설정, 특히 주인공 '칡콩팥'(엄태구 분)의 인물 설정 및 심리 묘사도 부족하고, 장면 간 전환이나 스토리 전개도 뚝뚝 끊겨 삐걱대는 부분이 꽤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잉투기'는 고유의 매력을 분명하게 발산합니다. 디씨인사이드, 아프리카 DJ, 소위 '현피' 등 인터넷에서 제2의 자아로 살아가고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며 그 곳에 실제 인생을 걸기도 하는 이 시대의 '잉여'들의 모습이 어색하지 않게, 아무런 꾸밈 없이 그려지고 실제 그 시대를 살아가는 관객들의 공감을 삽니다.

실제 10대와 20대의 현실적인 모습을 모티브로 한 영화는 지나치게 낭만 일변도로 흐르거나 유행어 등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우스꽝스럽기 쉽습니다. 그런데 '잉투기'는 전혀 낭만적이지 않으면서도 이 시대 10대, 20대의 모습을 어색함 없이 그대로 그려냅니다. 특히 여주인공 영자(류혜영 분)가 던지는 '대박', '돋네', "쩔어' 등의 표현이 과장되지 않고 자연스러워 정말 여고생을 보는 것 같아 인상적입니다. 다양한 장면 설정과 소재들의 활용이 과격하면서도 매력적이고, 특히 스크린을 스쳐가는 인터넷 화면들이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만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고유의 유머 코드로 활용됩니다. 영화 마지막 장면들, 그 중에서도 영자가 교실에 찾아가는 장면은 잉여들의 분노를 표출하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합니다.

이 영화의 매력의 상당 부분은 영자 역을 맡은 류혜영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맡고 있습니다. 정말 매력적인 배우입니다. 반면 주인공 '칡콩팥' 역을 맡은 엄태구는 대사가 많은 편이 아닌데도 영화 내내 힘이 과하게 들어가 있어 좀 불편합니다. 그리고 희준 역을 맡은 권율은 너무 잘생겨서 현실감이 좀 떨어지네요. 잘생긴 잉여도 있을 수 있다지만 저렇게까지 잘생기기는 힘들 것 같은데 말입니다.

별점: ★★★☆

2013/11/11 15:20

초콜릿(2000) - 감상 영화 감상

원제: Chocolat
국가: 영국, 미국
감독: 라세 할스트롬(Lasse Hallstrom)
출연: 줄리엣 비노쉬(Juliette Binoche)




1. 나는 '초콜릿'처럼 한 마을에서 소소하게 흘러가는 이야기들을 담담하고 약간은 코믹하게 다룬 영화들을 좋아한다. 최근에 본 '시네마 천국'도 그러한 점에서는 '초콜릿'과 비슷하다. 물론 '초콜릿'의 초점은 주인공 비앙의 변화가 아닌 비앙으로 인하여 주변 마을에 발생하는 변화라는 점에서 '시네마 천국'과는 완전히 다르다.

2. 이 영화의 매력의 반 이상은 줄리엣 비노쉬의 사랑스러움이다. 발그스레한 볼을 하고 매혹적인 미소를 지으며 초콜렛을 권하는 그녀의 모습은 정말 아름답다. 그 외에도 모든 캐릭터들이 고유의 성격을 갖고 각자의 역할을 훌륭히 해낸다. 007의 'M'이 나와서 깜짝 놀라기도 했다.

3. '초콜릿'은 아주 잘 만든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비앙이 떠돌이라는 설정은 딱히 필요해 보이지 않고, 조니 뎁이 연기하는 루와 비앙의 관계 설정도 애매하며 애초에 왜 집시들이 반드시 등장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고, 마지막의 시장님이나 캐롤라인의 심경의 변화는 어이없을 정도로 갑작스럽다. 영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젊은 신부의 강론 내용은 영화 전체의 주제를 대변하기에는 그 비중에 비해 너무 약하게 느껴졌다.

4. 특히 이러한 류의 영화는 영상미가 생명인데, 영상에서도 특별히 감격적인 부분은 없었다. 마을 전반의 풍경이 참 예쁘기는 했지만, 비앙의 초콜렛 가게나 요리 장면 등의 영상미에 좀 더 신경을 썼으면 좋았을 것이다.

5.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상영 내내 모든 관객이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영화였다. 특히 영화 초반의 소소한 유머가 참 좋았다. 열정을 되살리는 코코넛이라든지, 미국 락에 심취한 젊고 귀여운 신부라든지.

2013/11/11 00:16

8월의 크리스마스(1998) - 간단평 (스포일러 無) 개봉 영화 간단평

감독: 허진호
출연: 한석규, 심은하
재개봉: 2013. 11. 6.




15년 만에 재개봉한 '8월의 크리스마스'를 보고 왔습니다. 재개봉이라고는 하지만 정말 많은 세월이 흘러, 저처럼 이 영화를 극장에서 처음 보는 분들도 많으시리라 생각됩니다.

이 영화의 장르는 멜로로 분류되지만, 엄밀히 말하면 이 영화는 정원(한석규 분)과 다림(심은하 분)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다림은 이 영화의 모든 소재와 마찬가지로 인생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정원의 일상에 등장하는 하나의 소품에 해당합니다.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정원은 웃고, 울고, 분노하고, 담담하고, 체념하고, 행복합니다. 정원은 다림 외의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기도 하고, 혼자 방에 틀어박혀 있기도 하면서 그 안타까움과 심란함을 드러냅니다. 다림은 정원에게 가장 새롭고 특별한 존재로 다가오지만, 흔히 보는 멜로 영화처럼 격렬한 감정으로 정원을 구원하는 절대적인 존재는 아닙니다. 정원이 미소짓는 하나의 이유가 될 뿐이지요.

허진호 감독이 '봄날은 간다'에서 보여주었던 섬세한 연출력은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도 빛납니다. 장면 하나하나가 최소한의 대사와 절제된 몸짓으로 최대한의 감정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카메라는 배우를 좇지 않고, 배우들은 화면에 자유롭게 들어왔다가 그대로 걸어나갑니다. 음악의 사용도 절제되어 있습니다. 숨죽인 듯한 연출 속에 정원의 일상은 고요하게 흘러갑니다. 

멜로에서 '시한부 인생'은 단골 소재이며 절대적인 비극입니다. 시한부 인생을 소재로 한 대부분의 영화가 울부짖고, 격정적인 사랑에 빠지고, 인물의 감정의 극한을 보이는 반면 '8월의 크리스마스'는 그토록 흔한 '시한부'를 차분한 일상 속에서 현실적으로 그려냅니다. 그렇기에 특수한 영화적 기법이나 인위적인 조작 없이도 '8월의 크리스마스'는 세련된 모습으로 다가오며, 15년이 지난 지금에도 촌스럽지 않은 명작이 되었습니다.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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